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디자이너 경험기] 디자이너로 스타트업 2군데 다녀본 썰 푼다
    UXUI 디자인 고찰 2024. 11. 12. 22:56

    내 구글은 첫 화면에 서핏이 뜨고 있다. 서핏으로 블로그 글을 탐색할때면(물론 회사에서 크훔훔) 스타트업 관련 글들을 많이 확인할 수 있다. 내가 스타트업 카테고리를 선택했기 때문에 올라오는 거긴 하지만, 그중에서 스타트업 생존기, 경험기에 관련된 글이 종종 있는데 같은 처지였던게 생각나서 되게 재밋게 읽고 있다. 비슷한 경험도 있고 또 다른 경험도 많이 알게 되어서 흥미로웠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나의 스타텁 생존기..!(두-둥-)를 써보려고 한당.

     

    어쩌다 보니 상단에 모두 스타트업 글이네..?

     

    일단 나는 극초기, 초기 스타트업 2군데를 다녀보았고 현재 두 곳 모두 서비스 중단을 한 상태이다ㅎㅎㅎ (아니 블로그 글만 보면 있잖아, 스타트업들이 망한다곤 하는데 안망하고 잘다니시는 것 같잖아. 근데 내가 다니는 회사는 망하더라고. 이거시 현실이더라.) 장점, 단점으로 글을 작성하기엔 사람 관계다 보니까 다 맞물리는 것 같아서 내가 경험한 특징들만 몇가지 적어보겠다.

     

     

    #1 내가 일하는 방식이 곧 회사의 프로세스

    극초기인 경우 업무 파일 이름 관리부터 아니, 파일 양식부터 만들어야한다. 또 파일은 어떤 식으로 전달해놓고 어디에 아카이빙할지까지...

    그 모든게 담당하는 사람의 몫이다. 보통은 경력이 많으신 분들이 어느정도 토대를 만들어 두시고(문서, Saas프로그램 결제?ㅎㅎ) 그걸 활용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는데, 프로세스가 조금씩 달라지다보니 그때그때 직원들끼리 정하게 되었다.

    나도 입직이 스타트업이라 이메일 보내는 방법부터 파일 관리하는 것도 제대로 할 줄 아는게 없었는데 그냥 구글링해서 배웠다ㅠㅠ 제대로 규칙이 없으니 일이 바빠서 버전 관리도 제대로 안되고 업무 협업도 슬랙으로 대충하게 되고 그렇다. 아마 이런 부분들 때문에 '스타트업은 역시 프로세스도 없고 주먹구구식이다.' 라는 평이 있는 것 같다.

    잘못된걸 아는데 내가 규칙을 정해도 확신이 없고ㅠ 어떻게 할 시간도 없고ㅠㅠ 도움을 청할 사람도 없으니까 더 답답했다.

     

    #2 내가 나의 멘토이자 멘티, 성장하지 않으면 업무가 안돼.

    위에서도 말했지만 도움을 청할 사람이 없다. 내 디자인이 무엇이 잘못되었고 이럴땐 어떻게 해야하는지 방향을 잡아주는 사수가 없다. (물론 피드백은 있지만 UX적인 컨펌, UI 디자인 법칙 등에 대한 피드백이 아닌 경우가 많다.) 웹디자인에 대해서(웹디라고 하고 사실 UXUI디자인이였다.) 확신이 없어 직원분들한테 시안을 보여드리고 어떤게 좋은지 물어보기까지 했다. 그랬더니 나랑 같이 일했던 개발자님은 디자인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셨다. "이 회사에서 디자인에 대해 제일 많이 고민하는 사람은 대표님도 아니고 00이에요. 00의 디자인이 그 당시 우리의 최선의 디자인이니까 확신을 가지세요. 만약에 잘못된거라 해도 회사의 그 누구보다 고민하고 만든 결과이니 제일 나은 선택지 일거에요." 이런 얘기를 해주셨다. 디자이너라면 이말 들으면 진짜 감동모먼트,,🥹 일거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감사했는데(심지어 나보다 어리심..) 그때 당시에는 난 이제 어디에 물어봐야하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ㅋㅎㅋㅎㅋㅋㅋ 나만 사수없성.. 이런 마음이었는데 알고보니 개발자분들, 마케팅분들 모두 같은 생각이셨다ㅠㅠㅠ 인원 적은 스타트업에게 사수없는 성장은 필연인 듯 하다.

    그래서 프로세스 부분에서는 구글링, 유튜브를 많이 참고했고 디자인 관련해서는 포폴이나 클론디자인, 각종 인사이트를 진짜 일하듯이 찾아보고 공부했다. 회사에서도 직원의 성장을 위해 강의나 책에 도움을 주기도 하고, 사용해 보고 싶은 프로그램 있으면 쉽게 회사 계정으로 가입해서 써보기도 하고,.. 그래서 아마 같은 경력의 디자이너 보단 업무를 다양하게 익히고 성장이 빨랐다고는^^ 생각한다.

    고생했던 때를 생각해보면 초기 스타트업일수록 신입보단 주니어 경력 정도부터 뽑아야 업무에 큰 어려움이 없고, 새로 들어올 직원들이 적응하기에도 좋을 것 같다.

     

    #3 이게 웹디자이너라고?

    사실 나는 웹디자이너의 업무분장이 어디까지인지 잘 몰랐다. 쇼핑몰 웹디자이너는 회사의 모든 디자인을 도맡아하고 있고 그외에 호스팅서버 관리나, 심지어 블로그도 관리하고 있다. 그래서 웹디자이너로 취직했을 땐 업무범위를 잘 몰랐고 UI디자인이 아닌 디자인도 내가 다 처리하는데 큰 불만이 없었다. (아마 공감하실 분들 많을 것 같다.) 명함부터,,(내 명함을 내가 맨날 팠다ㅠ 나중에는 남이 만들어준 명함주는 회사에 가고싶을 정도) 회사소개서, 브로슈어, 현수막 등을 담당하게 되었는데, 나중에는 업무가 너무 많아서 마케팅 관련 디자인은 미리캔버스를 이용하거나 다른 직원분께 넘겨주게 되었다. 언젠가 마케팅 디자인을 맡을 사람도 없을땐 내가 다 담당하게 되었지만ㅠ

    스타트업에서 디자이너 직원이 몇 없기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란 걸 안다. 나도 별 불만없이 해왔었고, 대표님은 당연히 할 줄 알거라고 뽑은게 나니까. 인원이 00명인 경우는 모르겠지만 한자리수 스타텁일 경우 보통 이럴거라고 생각하는게 좋을 것 같다.

    그래서 구직공고를 보면 UI디자인 이외에도 소개서 디자인 등 기타 디자인 업무를 한다고 써놓은 곳들이 있는데 아마 이런 경우라고 생각하다.(그래도 써놓은 곳은 그나마 정직한 곳 아닐까?ㅎㅎ) 나는 이젠 그런 곳은 피한다. 내가 인쇄용 디자인을 자주 접하지 않아서 감이 좀 떨어졌기도 하고 요즘 유행하는 디자인을 잘 못만들기 때문이다. 대표님들에게 그런것까지 다 잘한다는 기대감을 주고 싶지 않다, 이젠.

     

    #4 내가 만든 가설 내가 입증하고 내가 결론낸 디자인을 할 수 있는 곳

    지금 생각해 보면 나에겐 이 이유가 스타텁을 다니는 이유 중 가장 좋은 것이 아닐까 싶다. 그냥 만들고 싶은 디자인을 한다는 건 아니지만 의사결정권자가 적어 다른 곳보다는 훨씬~! 내가 하고자 하는 디자인을 진행할 수 있다. 이걸 지금 회사(000명 재직중)와서 알게되었다. 이게 이토록 좋은 건진 다닐때는 몰랐다. 한 곳에서는 내 디자인에 크게 관여하지 않았었고 또 한 곳은 관여는 해도 내가 디자인한 이유를 설득시키면 거의 내가 생각한대로 디자인을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어느정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전체적인 UXUI를 꾸려나갈 수 있었는데, 지금은 내가 아무리 이유를 설득해도 최고 의사결정권'들'에게 맘에 안들면 수정하고 UX가 좋지 않음에도 당장 기능적인 수정을 하지 못하거나(지금 안하면 몇년뒤에 손보게 될지 모른다), 내맘대로 가설을 설정하기 어려운 프로세스다. 그래서 처음 시안과 최종 시안이 너무 달라지고.. 새로운 컴포넌트만 늘어나게 된다.

    이건 나만 그런게 아니라 팀장님도 마찬가지다. 의사결정권자들의 맘에 들지 안들지를 가늠하며(팀장님 의견과 거의 동일하지 않음) 컨펌해 주실때 느꼈다. 예전 스타텁에 조금 나이있는(이라고 해봤자 40대 분들ㅎㅎ) 분들이 경력도 너무 좋고 급여도 좋으실텐데 왜 요론 쬐끄만한(?) 곳에 계신건지 몰랐는데 이런 이유가 클 거라는걸. 물론 다른 이유도 많겠지만요~

     

    #5 내가 대푠줄. 이 정도면 창업 가넝 

    스타트업은 직원들에게 투자상황이나 일정을 알려주신다.(그거아세요~? 회사 상황이 안좋아질수록 공유를 안해요ㅎㅎㅎㅠ 그거시 신호🚨) 투자, 창업관련 사업이나 단어를 모르고 시작했는데 나중에 내가 창업해도 되겠는데? 싶을때가 있다ㅋㅋㅋㅋㅋ 물론 알고나니 절대 안할거지만. IR자료 정리, 회사소개서, 영업메일 등등 영업 관련 작업도 하게되다보니ㅎ IR자료 만들면서.. 뭔가 내가 VC라도 이 내용 안끌릴것 같은데..? 싶을때도 있고 그렇다ㅎㅎㅎ

    3번과 관련된 이야기긴 한데 그것보다 더 업무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전 회사에서는 스마트스토어도 관리했는데 '아 그냥 나도 뭐 갖다 팔까? 다 할 줄 아는데?' 이 생각 엄청했다... (쫄보라서 못했지만..) 누구는 보면 왜 디자이너가 이런일까지 하냐 하겠지만, 직원이 적은데 회사는 투자 전에 돈 아낀다고 사람을 안뽑으면 다 내가 해야하는 일이 된다ㅎㅎㅎㅎ 업무 경계가 흐려지는 경우가 많다. 스타텁 사이즈마다 다르겠지만 이런 경우도 있다는 걸 말해주고 싶다... (거짓말 아니에요. 진짜에요..🫠)

     

    그외에도 다들 물어보면 비슷한게 대표님이 일 벌리는걸 좋아해서 대표가 된것 같다거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정이 빠듯해서 업무 스프린트도 빠르고 협업도 자주(아니 매일)한다는 등등의 특징이 있다. 누군가 '스타트업은 어때?' 라고 물어봤을 때 위의 답변들이 바로 생각하는 특징인 것 같다.

     

     

    여러분들의 스타텁은 어떠신가요? 스타텁 병아리덜 화이텡..👊

    댓글

Designed by leedan.